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나의 존엄한 마무리를 직접 결정하고 싶지만, 연명치료 거부 동의서 작성 방법이나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지시나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한 절차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연명치료 거부란 무엇일까요?

연명치료 거부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적으로 보장되는 개인의 존엄한 권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명의료에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이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 행위나 영양분, 물, 산소의 단순 공급은 연명의료에 해당하지 않아 중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최소한의 돌봄은 유지됩니다.

이러한 의사를 법적 효력을 갖도록 문서화하는 것이 바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입니다.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건강할 때 미리 작성하여 자신의 뜻을 명확히 해둘 수 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방법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등록기관을 통해 작성해야만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온라인으로 간단히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기관에 방문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작성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전국 지역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병원, 비영리법인 등 다양한 기관이 있으며, 방문하기 편한 곳을 선택하면 됩니다. 방문 시에는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을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상담사와 마주 앉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류를 신중하게 작성하는 모습

등록기관에 방문하면 상담사와 1:1 상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상담사는 연명의료의 종류와 중단 범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효력과 작성, 변경, 철회 절차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줍니다.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뒤, 의향서 서식을 작성하고 서명하면 모든 절차가 완료됩니다. 작성된 의향서는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어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가족 동의, 꼭 필요한가요?

많은 분들이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밝힐 때 가족의 동의가 필수적인지 궁금해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인이 직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면 가족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향서 자체가 본인의 명확한 의사 표현으로 인정되어 법적 효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임종 과정에 돌입하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된 진술과 의사 2명의 확인을 통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가족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환자의 평소 가치관을 증명하기 어려울 경우 연명의료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남겨진 가족들의 어려운 결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건강할 때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는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결정이자,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작성 후 조회 및 변경 방법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등록을 마쳤다면, 언제든지 그 내용을 확인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의사는 언제나 최우선으로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성된 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의 '내역 조회' 메뉴를 통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습니다. 조회를 위해서는 본인인증 절차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내가 작성한 의향서가 시스템에 잘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 생각이 바뀌었거나 내용을 수정하고 싶을 경우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철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철회를 원할 경우, 등록기관에 다시 방문하여 철회서를 작성하거나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우편으로 철회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사가 바뀌면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므로, 부담 없이 자신의 현재 생각에 따라 결정하면 됩니다.